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총정리 2편 | 실제로 걸어보니 필요 없었던 것 vs 꼭 챙겨야 할 것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총정리 2편 | 실제로 걸어보니 필요 없었던 것 vs 꼭 챙겨야 할 것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할 때 가장 많이 검색한 것이 준비물이었습니다.
인터넷에는 정말 다양한 준비물 리스트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32일 동안 프랑스길 780km를 걸어보니 생각보다 필요 없는 물건도 많았고, 반대로 꼭 챙겨야 하는 물건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사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필요 없었던 준비물
1. 트레킹 폴
많은 사람들이 필수품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가져갈까 고민했지만 결국 가져가지 않았고, 완주하는 동안 크게 아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무릎이 좋지 않거나 연령대가 높다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30~40대 이하이고 평소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나중에 나이가 더 들어 다시 걷게 된다면 무릎 보호를 위해 가져갈 생각은 있습니다.
2. 너무 많은 옷
순례길에서는 결국 같은 옷을 반복해서 입게 됩니다.
어차피 매일 걷고 땀을 흘리기 때문에 패션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저 역시 초반에는 이것저것 챙길까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몇 벌만 계속 입게 되었습니다.
옷보다 중요한 것은 배낭 무게입니다.
3. 비싼 장비 집착
순례길을 준비하다 보면 고가의 장비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가 사용한 신발은 AKIII CLASSIC 범퍼 트레이너였습니다.
등산화도 아니고 유명 트레일러닝화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780km를 완주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보다 본인 발에 맞는지 여부입니다.
4. 책
순례길 가기 전에는 책을 읽을 줄 알았습니다.
현실은 달랐습니다.
하루 종일 걷고 나면 저녁에는 밥 먹고 씻고 맥주 한 잔 마시면 졸립니다.
읽을 체력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5. 많은 현금
카드 사용이 가능한 곳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물론 약간의 현금은 필요하지만 너무 많은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간다면 꼭 챙길 물건
1. 바늘과 실
의외의 필수품입니다.
저는 순례길 초반부터 물집으로 고생했습니다.
특히 나헤라에서 찰스 선배님께 바늘과 실을 받아 물집을 관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 상태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작고 가벼운데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2. 보조배터리
매일
- 구글맵
- 부엔 카미노 앱
- 사진 촬영
을 하다 보니 배터리 사용량이 많습니다.
보조배터리는 사실상 필수품이라고 생각합니다.
3. 우비(판초)
겨울 프랑스길에서는 비를 피할 수 없습니다.
특히 나헤라 근처에서 태풍 수준의 비바람을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배낭까지 덮을 수 있는 판초 형태를 추천합니다.
4. 신발 방수 커버(게이터)
이번 순례길에서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간다면 가져갈 예정입니다.
비가 오는 날 신발이 젖기 시작하면 발가락이 계속 물에 잠겨 있게 됩니다.
실제로 가장 힘들었던 날 중 하나도 비 때문에 발이 젖은 상태로 장시간 걸었던 날이었습니다.
많은 순례자들이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방수 커버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5. 귀마개
알베르게 생활의 숨은 필수품입니다.
순례자들은 대부분 배려심이 많지만 코골이는 어쩔 수 없습니다.
특히 제 친구 그렉의 코골이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귀마개 하나면 훨씬 편하게 잘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따로 있다
사실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장비가 아닙니다.
체력도 아닙니다.
마음가짐입니다.
순례길에서는 계획이 바뀌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비가 올 수도 있고,
숙소가 닫혀 있을 수도 있고,
물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벨로라도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려다 숙소가 모두 닫혀 있어 예상보다 훨씬 더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장비보다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마무리
순례길을 준비할 때는 자꾸 뭔가를 더 챙기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중요한 것은 더하는 것이 아니라 빼는 것입니다.
배낭은 가벼울수록 좋고,
짐은 적을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마음입니다.
완벽하게 준비해서 떠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 역시 부족한 준비 속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순례길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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