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풍경 TOP 10 | 780km를 걸으며 만난 잊지 못할 순간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풍경 TOP 10 | 780km를 걸으며 만난 잊지 못할 순간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전에는 단순히 "걷는 여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2일 동안 780km를 걸으며 깨달았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히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길이 아니라 풍경을 만나기 위한 길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은 제가 프랑스길을 걸으며 만났던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1. 산티아고 직전 유칼립투스 숲길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을 하나만 꼽으라면 이곳입니다.
산티아고 직전 구간에서 만난 유칼립투스 숲길.
하늘을 향해 높게 뻗은 나무들과 숲 전체를 감싸는 향기.
그 웅장함 앞에서 자연스럽게 발걸음이 느려졌습니다.
그날은 유난히 숲이 경건하게 느껴졌습니다.
어쩌면 제가 숲과 산을 좋아하게 된 계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산티아고 완주 후 일본의 쿠마노 코도 순례길을 걷게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2. 폰세바돈에서 맞이한 일출
폰세바돈은 순례길 중에서도 고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겨울이라 아직 녹지 않은 눈도 있었고 바람도 차가웠습니다.
하지만 새벽에 출발하며 본 일출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산 중턱에서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
어두웠던 세상이 조금씩 밝아지는 모습.
순례길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아침이었습니다.
3. Monumento al Peregrino
순례자를 상징하는 유명한 조형물입니다.
이곳에서는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강한 바람을 맞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순례자의 모습은 지금 봐도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산티아고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사진으로 봤을 장소이기도 합니다.
4. Mirador del Alto de Mostelares
이곳은 힘들게 올라간 사람만 누릴 수 있는 보상이 있습니다.
언덕 정상에 도착해 뒤를 돌아보는 순간.
눈앞에 펼쳐지는 드넓은 평원.
시야를 가득 채우는 하늘.
그리고 얼굴을 스치는 시원한 바람.
그 순간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저도 셀카를 찍으며 한참을 서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5. 초반의 숲길
비수기였던 2월.
순례자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혼자 걷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무섭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사람 없는 숲길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6. 메세타 평원
호불호가 갈리는 구간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루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됩니다.
아무것도 없는 풍경이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7. 오 세브레이로
갈리시아 지방으로 넘어가는 관문.
높은 고도와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작은 마을입니다.
날씨는 춥고 바람도 강했지만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중세시대 마을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8. 부르고스 대성당
솔직히 말하면 순례길을 걷다 보면 성당을 너무 많이 봅니다.
나중에는 웬만한 성당은 감흥이 없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부르고스 대성당은 달랐습니다.
규모와 디테일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멀리서 처음 봤을 때의 감탄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9. 부르고스라는 도시
풍경이라기보다 기억에 남는 장소입니다.
설날에 한식당 '소풍'에서 떡만두국을 먹었습니다.
순례길 시작 후 처음 먹은 제대로 된 한식.
그날 저녁에는 숙소에서 소주와 생라면도 먹었습니다.
지금도 부르고스를 떠올리면 대성당보다 떡만두국이 먼저 생각납니다.
10. 산티아고 대성당 도착 순간
결국 가장 특별한 풍경은 여기였습니다.
780km를 걸어 도착한 목적지.
수많은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왔습니다.
기쁨.
안도감.
아쉬움.
감사함.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마무리
산티아고 순례길의 매력은 목적지보다 과정에 있습니다.
매일 다른 풍경을 만나고.
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고.
매일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길을 걸어도 모두가 다른 순례길을 경험하게 됩니다.
제가 본 풍경들이 누군가에게는 평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가끔 그 길을 다시 걷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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