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혼자 가도 괜찮을까? | 혼자 출발했지만 혼자가 아니었던 32일
산티아고 순례길 혼자 가도 괜찮을까? | 혼자 출발했지만 혼자가 아니었던 32일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있습니다.
"혼자 가도 괜찮을까?"
저도 처음에는 혼자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32일 동안 프랑스길을 걸으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혼자 출발했지만, 혼자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혼자 출발했지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혼자 출발하면 무섭지 않았냐고 묻습니다.
사실 저는 순례길에 바로 들어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부다페스트, 프라하, 빈, 취리히, 체르마트, 밀라노, 니스, 파리까지 여행을 하며 유럽에 적응한 뒤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출발 당시에는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훨씬 컸습니다.
드디어 내가 이 길을 걷는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가득했습니다.
첫 번째 친구는 현제 형이었습니다
순례길 초반에 가장 먼저 친해진 사람은 현제 형이었습니다.
초반에는 함께 걷고, 점심도 먹고, 저녁도 함께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혼자 출발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동행이 생겼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이런 일이 아주 흔합니다.
혼자 걷는 시간도 많았습니다
물론 항상 함께 걸었던 것은 아닙니다.
혼자 걷는 날도 꽤 많았습니다.
누군가는 더 빨리 걷고,
누군가는 쉬는 날을 가지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른 숙소에서 머물기도 합니다.
그래서 순례길에서는 혼자와 함께를 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이런 점이 오히려 부담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외롭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20~30km씩 걷다 보면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빴습니다.
다만 한 가지 생각은 자주 했습니다.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 길을 꼭 함께 걷고 싶다.'
혼자 걷는 것도 좋았지만,
언젠가는 가장 소중한 사람과 이 풍경을 다시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혼자였기에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기도 쉬웠고,
반대로 저를 챙겨주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동행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둘만의 대화가 많아졌을 것이고,
새로운 사람들이 다가오기에는 조금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혼자였기에 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자 혼자 걷는 순례자도 있었습니다
제가 걸었던 겨울 프랑스길은 비수기라 순례자 자체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프랑스에서 온 또래 여성 순례자가 혼자 걷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느낀 순례길 분위기는 상당히 안전한 편이었습니다.
물론 해외인 만큼 기본적인 주의는 필요하지만,
순례자들끼리 서로 도와주는 문화가 잘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친구를 사귀게 되면 자연스럽게 함께 걷는 경우도 많아 심리적으로도 든든했습니다.
혼자 가려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
혹시 지금도 혼자 갈지 고민하고 있다면 제 대답은 하나입니다.
해봐야 압니다.
생각만 하면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비행기 표부터 예매하세요.
그리고 한 걸음만 내딛어 보세요.
분명 처음에는 낯설고 긴장될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옆을 보면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그렇게 32일을 걸었습니다.
혼자 출발했지만,
결국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2026년 2월 5일부터 3월 8일까지 산티아고 프랑스길을 완주했습니다.
이 글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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