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영어 못해도 가능할까? | 실제로 32일 걸어본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 영어 못해도 가능할까? | 실제로 32일 걸어본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있습니다.
"영어 못하는데 혼자 가도 괜찮을까요?"
저도 출발 전에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막상 가보니 결론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영어를 잘하면 좋지만, 못해도 충분히 완주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2026년 2월부터 3월까지 프랑스길 780km를 걸으며 느꼈던 경험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제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였을까?
출발 전 제 영어 실력은 아주 뛰어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여행 영어 정도는 가능했고,
문법은 약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편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저는 항상 언어는 실력보다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틀리더라도 일단 말해보는 것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영어는 아일랜드 영어였습니다
| 왼쪽(오션) 가운데(에르네스토) |
순례길에서 가장 알아듣기 어려웠던 영어는 의외로 미국 영어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아일랜드에서 온 오션(Ocean) 이었습니다.
아일랜드 특유의 강한 악센트 때문에 정말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
재미있는 건 미국인 친구인 그렉 스노우맨도 가끔 오션의 영어를 못 알아듣는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서로 웃으며 다시 천천히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어보다 더 어려웠던 것은 스페인어였습니다
영어는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아쉬웠던 것은 스페인어였습니다.
아베 페닉스 알베르게에서 헤수스가 순례자들에게 인생 이야기를 해줄 때가 있었습니다.
또 스페인과 남미 친구들이 모여 이야기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는 대화에 완전히 참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조금만 더 스페인어를 공부했더라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영어 덕분에 얻은 가장 큰 선물
제가 순례길에서 가장 많이 함께 걸었던 친구는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의 그렉 스노우맨이었습니다.
그렉은 제 영어 수준에 맞춰 천천히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어려운 단어 대신 쉬운 표현을 사용해주었고,
제가 문장을 틀리게 말해도 자연스럽게 이해해주고 더 좋은 표현도 알려주었습니다.
매일 같이 걷고 대화를 하다 보니 신기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영어가 갑자기 유창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귀가 조금씩 트이기 시작했고,
발음도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외국인과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순례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스페인어
출발 전에 스페인어 공부를 해보려고 책도 사고,
매일 스페인어 문장을 보내주는 서비스도 신청했습니다.
결과는...
둘 다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웃음)
그래도 순례길에서는 생활 스페인어 정도만 알아도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제가 가장 많이 사용했던 표현은
- Buen Camino (좋은 순례길 되세요)
- Buenas Noches (안녕히 주무세요)
- Gracias (감사합니다)
- ¿Dónde está el baño? (화장실이 어디인가요?)
- ¿Cuánto cuesta esto? (이거 얼마예요?)
- Vamos! (가자!)
이 정도였습니다.
생각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영어를 못해도 산티아고 순례길은 가능합니다
제 대답은 확실합니다.
무조건 가능합니다.
요즘은 번역기도 정말 잘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언어 수준에 맞춰 대화를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영어 실력이 아니라 먼저 다가가려는 마음입니다.
영어를 잘하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순례길의 즐거움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순례길이 제게 준 또 하나의 변화
순례길을 다녀온 뒤 영어 실력이 갑자기 유창해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자신감입니다.
저는 원래도 언어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순례길 이후에는 그 믿음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앞으로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새로운 외국인을 만나더라도,
예전보다 훨씬 편하게 말을 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틀려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상대방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을 산티아고가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는 2026년 2월 5일부터 3월 8일까지 산티아고 프랑스길을 완주했습니다.
이 글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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