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물집과 부상 이야기 | 실제로 겪었던 통증과 대처법
산티아고 순례길 물집과 부상 이야기 | 실제로 겪었던 통증과 대처법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은 배낭 무게도 아니고 날씨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발이었습니다.
하루 20~30km를 한 달 넘게 걸어야 하는데 발이 버텨줄까 하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물집은 생겼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생겼습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프랑스길 780km를 걸으며 겪었던 물집과 통증, 그리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첫 물집은 3일 차 주비리에서 시작됐다
첫 물집은 순례길 시작 3일 차인 주비리(Zubiri)에서 생겼습니다.
당시 저는 논슬립 양말을 신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물집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발가락끼리 계속 마찰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새끼발가락에 작은 물집이 생겼습니다.
크지 않았고 크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습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새끼발가락에서 시작된 물집이 점점 4번째 발가락과 발바닥까지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걷는 거리는 늘어나고 발의 피로도는 누적되면서 상태가 점점 심해졌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 El Gato Loco에 도착하던 날
제가 물집 때문에 가장 힘들었던 날은 El Gato Loco 알베르게에 도착하던 날이었습니다.
그날은 원래 벨로라도에서 하루를 마무리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수기라 대부분의 알베르게가 문을 닫아 있었습니다.
"다음 마을까지만 가보자."
그렇게 걷기 시작했는데 다음 마을도 상황은 같았습니다.
결국 예상보다 훨씬 많은 거리를 걸어야 했습니다.
발은 이미 물집 때문에 아팠고,
피로는 누적되어 있었고,
몸도 적응 중이던 시기였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순례길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였습니다.
찰스 선배님이 알려준 물집 치료법
물집이 심해지자 나헤라에서 찰스 선배님이 바늘과 실을 빌려주셨습니다.
그날 밤 물집에 바늘로 실을 관통시킨 뒤 그대로 두고 잠을 잤습니다.
실을 통해 물집 속 수분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도록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확실히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통증도 줄었고 걷는 것도 훨씬 편해졌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당시 저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내가 본 가장 심한 발 상태
제가 본 가장 심한 발은 아베 페닉스에서 만난 아일랜드 친구 오션의 발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봤을 때 충격이었습니다.
발 전체가 붉게 부어 있었고,
물집이 터진 곳도 많았으며,
상태가 정말 심각해 보였습니다.
"이 발로 어떻게 걷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오션은 다음 날에도 계속 걸었습니다.
순례길에는 정말 강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가장 효과 좋았던 발 관리법
찰스 선배님이 또 하나 알려주신 방법이 있습니다.
50분에서 1시간 정도 걷고 나면 잠시 쉬면서 신발과 양말을 벗는 것입니다.
그리고 햇빛 아래에서 발을 말리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닌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효과가 좋았습니다.
신발 속에 갇혀 있던 발이 해방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습기도 빠지고 열도 식었습니다.
그 뒤로는 큰 물집이 거의 생기지 않았습니다.
아키클래식 신발은 어땠을까?
제가 사용한 신발은 아키클래식 범퍼 트레이너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만족했습니다.
가볍고,
통풍이 좋고,
걷기 편했습니다.
다만 단점도 있었습니다.
고어텍스 제품이 아니다 보니 비가 오면 신발이 그대로 젖어버립니다.
특히 나헤라로 가던 날에는 비바람이 정말 심했습니다.
발가락이 계속 젖어 있는 상태로 걸어야 했는데 마치 동상에 걸리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다른 순례자들을 보니 고어텍스 신발도 결국은 젖었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완벽한 방수는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순례자들이 방수 게이터나 워터 프로텍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종아리까지 덮어주는 형태였는데 다음에 간다면 저도 꼭 챙길 생각입니다.
스틱은 꼭 필요할까?
저는 순례길 동안 스틱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젊었고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가더라도 지금 당장은 스틱 없이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나이가 더 들고 다시 순례길을 걷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 같습니다.
특히 무릎 보호 측면에서는 스틱이 꽤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순례길을 간다면 꼭 챙길 것
만약 다시 산티아고를 걷게 된다면 반드시 챙길 것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늘과 실입니다.
물집이 생겼을 때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방수 게이터(워터 프로텍터)입니다.
비 오는 날 신발 안으로 물이 들어오는 것을 상당 부분 막아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집은 순례길의 일부였다
솔직히 말하면 물집 없이 순례길을 걷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누구는 발가락에 생기고,
누구는 뒤꿈치에 생기고,
누구는 발바닥 전체에 생기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물집이 생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작은 물집 하나에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발도 적응하고 관리하는 방법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물집도 순례길의 일부였던 것 같습니다.
아프고 힘들었지만 결국 그 과정도 지나갔고,
그 덕분에 780km를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2026년 2월 5일부터 3월 8일까지 산티아고 프랑스길을 완주했습니다. 이 글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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