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를 걷기 전의 나와 완주 후의 나 | 순례길이 바꿔준 가치관


산티아고를 걷기 전의 나와 완주 후의 나 | 순례길이 바꿔준 가치관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온 뒤 사람들이 자주 묻습니다.

“뭐가 달라졌어?”

솔직히 말하면 하루아침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미래는 불확실하고, 해야 할 일은 많고, 현실적인 걱정도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달라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치관입니다.


순례길을 걷기 전의 나

저는 원래도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라고 믿었습니다.

해병대를 다녀왔고, 사업도 해봤고, 실패도 겪었습니다.

동업도 해봤고, 채무불이행자가 되어보기도 했고, 노가다도 해보고, 쿠팡 일도 해봤습니다.

돌아보면 참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해병대도 다녀왔는데 이 정도쯤이야.”

“사업도 망해봤는데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지.”

“할 수 있다.”

그렇게 버티며 살아왔습니다.


그래도 무너지는 순간은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낙천적인 사람이라도 무너지는 순간은 있습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했지만, 막상 엄마와 통화를 하면 마음이 무너질 때가 있었습니다.

실패가 반복되고, 미래는 막막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머리로는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불안했고, 두려웠고, 힘들었습니다.

그런 시기를 지나며 저는 더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유럽으로 떠났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780km를 걸으며 배운 것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매일 20~30km를 걸어야 했고, 발에는 물집이 생겼고, 비바람을 맞으며 걷기도 했습니다.

어떤 날은 너무 힘들어서 말없이 걷기만 했고, 어떤 날은 처음 보는 사람과 인생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길 위에서는 많은 것이 단순해졌습니다.

오늘 어디까지 걸을지.

무엇을 먹을지.

어디서 잘지.

내 발은 괜찮은지.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씩 줄어들고, 결국 가장 기본적인 것들만 남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조금 더 단단해졌습니다.


완주 후 달라진 생각

순례길을 다녀왔다고 해서 제 인생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여전히 사업도, 일도, 돈도, 앞으로의 삶도 고민해야 합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불안함 앞에서 버티려고 했다면, 이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냥 하자.”

“끝까지 가보자.”

“안 되면 포기도 해보자.”

“그래도 경험은 남는다.”

“할 수 있다.”

“해야만 한다.”

이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경험은 결국 나를 만든다

순례길을 걷기 전에도 경험은 자산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순례길을 다녀온 뒤에는 그 믿음이 훨씬 강해졌습니다.

성공한 경험만 자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패한 경험도 자산이 됩니다.

힘들었던 경험도 자산이 됩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비를 맞으며 걸었던 날, 물집 때문에 고생했던 날, 마지막 대성당 앞에 도착했던 순간까지 모두 저를 조금씩 바꿔놓았습니다.


그 길을 다녀온 뒤의 나는

산티아고를 다녀온 뒤 저는 예전의 저로 완전히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더 대단한 사람이 된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을 깨달은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시작하면 언젠가는 도착할 수 있다는 것.

힘들어도 계속 걷다 보면 결국 길은 이어진다는 것.

그리고 어떤 경험도 결국 나를 만든다는 것.

앞으로도 불확실한 일은 계속 생길 것입니다.

실패할 수도 있고, 또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더 단단한 마음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해보자.

끝까지 가보자.

그리고 그 경험마저 내 자산으로 만들자.




저는 2026년 2월 5일부터 3월 8일까지 산티아고 프랑스길을 완주했습니다. 이 글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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