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 유럽여행 경비 총정리 | 부다페스트에서 산티아고까지 47일 실제 지출

7주 유럽여행 경비 총정리 | 부다페스트에서 산티아고까지 47일 실제 지출

7주 유럽여행 경비가 얼마나 드는지는, 떠나기 전에는 아무리 검색해도 잘 안 나온다. 나오는 건 대개 "한 달에 300만 원", "하루 10만 원" 같은 반올림된 숫자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여행하는 내내 휴대폰 메모장에 그날 쓴 돈을 하나씩 적었다.

나는 2026년 1월 21일 인천을 출발해 부다페스트로 들어갔고, 프라하·비엔나·체르마트·밀라노·니스·파리를 거쳐 2월 5일 생장피드포르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했다. 그리고 3월 8일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했다. 인천 출발부터 완주까지 정확히 47일, 약 7주다.

이 글은 그 47일 동안 내가 직접 적은 가계부를 그대로 옮기고 다시 더한 기록이다. 추정치가 아니라 그날그날 적힌 숫자다. 도시 구간과 순례길 구간을 나눠서, 항목별로 얼마가 나갔는지 전부 공개한다.

직접 정리한 유럽 전체 이동 경로 지도 — 부다페스트 입국부터 산티아고 완주, 바르셀로나 귀국까지 순서

47일 동선과 두 개의 구간

먼저 뼈대부터. 이 여행은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구간으로 갈린다.

구간기간동선
1구간
유럽 도시
1/21~2/4
15일
인천 → 중국 경유(약 10시간) → 부다페스트 2박 → 프라하 2박 → 비엔나 2박 → 체르마트 2박 → 밀라노 1박 → 니스 2박 → 파리 2박
2구간
순례길
2/5~3/8
32일
생장피드포르 → 프랑스길 약 780km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도시에서는 매일 다른 침대에서 자고 매일 관광을 했다. 순례길에서는 매일 걷고 알베르게에서 잤다. 같은 유럽인데 하루에 쓰는 돈이 전혀 달랐다 — 이 글의 결론이 사실 거기에 있다.

환율 기준: 아래 원화 금액은 내가 여행 당시(2026년 1~3월) 가계부에 함께 적어 둔 환산값에서 역산한 어림값이다. 1유로 ≈ 1,700원 / 1프랑 ≈ 1,880원 / 100포린트 ≈ 445원 / 1코루나 ≈ 69원 기준으로 계산했다. 환율과 현지 물가는 계속 변하니 예산을 짤 때는 반드시 지금 시점의 환율로 다시 계산하시길 바란다.

결론부터 — 47일에 약 653만 원

먼저 총액이다.

구간기간금액하루 평균
유럽 도시15일385만 원약 24만 원
(항공·eSIM 제외)
순례길32일268만 원약 8만 4천 원
(약 48.5유로)
합계47일약 653만 원약 13만 9천 원

여기에는 인천 → 부다페스트 편도 항공권이 포함돼 있고, 귀국 항공권과 완주 후 8박 9일(포르투·바르셀로나)은 빠져 있다. 완주 이후 일정은 성격이 또 달라서 완주 후 8박 9일 기록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1구간 — 유럽 도시 15일, 약 385만 원

① 항공권과 통신비

인천에서 부다페스트로 들어가는 편도 항공권은 241,400원이었다. 중국을 경유해 스탑오버가 약 10시간 있었는데, 그 시간을 공항에서 버티지 않고 시내로 나갔다가 왔다. 비수기인 1월이었고 경유를 감수한 값이다.

귀국편은 출발 전에 예매하지 않았다. 순례길이 며칠 걸릴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항공사·입국 국가마다 요구 조건이 달라서 따로 정리해 두었다 — 산티아고 순례길 항공권 예약 방법에 오픈조·다구간 이야기까지 적어 두었다.

인천→부다페스트 전자항공권 상세 — 경유 일정과 총액

eSIM은 두 개를 샀다. 중국 경유용 3,400원, 유럽 31일용 21,000원. 합쳐서 24,400원이다. 7주 통신비가 2만 원대라는 게 지금 봐도 좀 놀랍다.

✈️ 유럽 항공권 비교
경유 편과 직항, 그리고 들어가는 도시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값 차이가 아주 크다. 내가 부다페스트로 들어간 것도 그 이유였다. 한국어로 다구간까지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를 참고용으로 걸어 둔다.
▶ 트립닷컴 항공권 검색

② 도시 간 이동 8번 — 645,500원

유레일패스는 사지 않았다. 구간마다 그때그때 예매했고, 앱은 ÖBB Tickets, Trainline, Omio, SBB Mobile을 썼다.

날짜구간금액예매
1/24부다페스트 → 프라하 (버스)45,000원Trainline
1/26프라하 → 비엔나37유로 (45,000원)ÖBB
1/27비엔나 → 취리히139,000원ÖBB
1/28취리히 → 체르마트52프랑 (97,000원)SBB
1/30체르마트 → 밀라노77프랑 (150,000원)Omio
1/31밀라노 → 니스16유로 (27,000원)Omio
2/2니스 → 파리68,000원Trainline
2/4파리 → 생장피드포르44유로 (74,500원)SNCF
합계645,500원

가장 비싼 두 구간이 비엔나 → 취리히(139,000원)체르마트 → 밀라노(150,000원)다. 둘 다 스위스가 끼어 있다. 스위스를 빼면 이동비가 크게 줄어든다는 건 표만 봐도 바로 보인다.

파리에서 생장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구간은 순례자라면 누구나 거치는 길인데, 환승이 까다로워서 미리 확인해 두는 게 좋다 — 파리에서 생장피드포르 가는 법에 예약과 환승 과정을 따로 적어 두었다.

엘베강 너머로 불이 켜진 드레스덴 구시가 야경

③ 숙소 12박 — 약 69만 원

도시일정금액
부다페스트1/22~23 (2박)53,430원 + 21,588원
프라하1/24~25 (2박)28,000원 + 13.48유로(24,000원)
비엔나1/26 (1박)18.46유로 (32,000원)
체르마트1/28~29 (2박)164프랑 (300,000원)
밀라노1/30 (1박)36.5유로 (62,000원)
니스1/31~2/1 (2박)35유로 (약 59,500원)
파리2/2~3 (2박)112,600원
합계약 693,000원

표에서 한 줄이 튄다. 체르마트 2박 30만 원. 다른 도시는 2박에 5만~11만 원인데 체르마트만 그 세 배다. 12박 숙박비 69만 원 중에 43%가 체르마트 이틀에서 나갔다. 스위스 알프스 마을의 겨울 성수기 요금이라 어쩔 수 없었지만, 숫자로 보니 확실히 체감된다.

반대로 부다페스트·프라하는 1박 1만~2만 원대도 있었다. 동유럽에서 시작해 서유럽으로 넘어가는 동선이 예산 관리에는 유리하다.

🛏 유럽 도시 숙소 비교
위 표에서 보듯 같은 유럽이어도 도시별 숙박비 차이가 몇 배씩 난다. 동선을 짜기 전에 도시별 요금대를 먼저 훑어보면 예산이 훨씬 정확해진다. 한국어로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를 참고용으로 걸어 둔다.
▶ 트립닷컴 숙소 검색

④ 현지 지출 — 약 225만 원

여기가 제일 크다. 항공·이동·숙소를 다 빼고 현지에서 먹고 마시고 입장료 내고 기념품 산 돈만 약 225만 원이다. 15일이니 하루 15만 원꼴이다.

통화별로 정리하면 이렇게 나뉜다.

통화쓴 금액원화 환산
유로 (비엔나·밀라노·니스·파리 등)약 506유로약 86만 원
스위스프랑 (체르마트)약 233프랑약 44만 원
헝가리 포린트 (부다페스트)약 95,000포린트약 42만 원
체코 코루나 (프라하)약 260코루나약 1만 8천 원
원화로 적어 둔 결제약 51만 원

가계부에서 특히 눈에 띄는 큰 항목들만 뽑으면 이렇다.

  • 체르마트 스키패스 111프랑 + 장비 렌트 54프랑 — 합쳐 165프랑, 약 31만 원. 이 여행 전체에서 하루 지출로는 최고액이다.
  • 루브르 60,000원 — 파리에서 가장 큰 단일 지출.
  • 벨베데레 24.5유로 — 비엔나. 클림트를 보러 갔다.
  • 세체니 온천 11,800포린트 — 부다페스트. 한겨울에 야외 온천에 몸을 담그는 경험이었다.
  • 데카트론 26유로 + 41유로 — 파리에서 산 순례 장비. 침낭과 우비를 여기서 샀다.
체르마트 스키장에서 본 마터호른 — 스키패스와 장비 렌트에 하루 165프랑

이 목록을 보면 도시 구간이 비쌌던 이유가 분명해진다. 스키·미술관·온천처럼 "그 도시에서만 할 수 있는 것"에 돈을 썼기 때문이다. 순수 생활비만 따지면 도시 구간도 이렇게까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나는 그 지출을 후회하지 않는다 — 체르마트에서 마터호른을 보며 탄 스키는 지금도 이 여행에서 가장 선명한 장면 중 하나다.

겨울 니스 해변과 지중해 — 자갈 해변에 앉은 사람들

식비도 만만치 않았다. 파리에서는 하루에 커피·점심·저녁·간식으로만 60~90유로가 나간 날이 있었고, 니스에서도 파이브가이즈 26.85유로, 저녁 24.63유로 같은 식으로 붙었다. 유럽 도시의 외식 물가는 한국보다 확실히 높다.

유럽 도시 구간 식당에서 먹은 커틀릿과 감자 요리

2구간 — 순례길 32일, 약 268만 원

여기서부터 숫자의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 2월 5일 생장에서 3월 8일 산티아고까지, 32일 동안 쓴 돈은 약 1,553유로(+ 중간에 원화로 결제한 숙소 40,000원)다. 원화로 약 268만 원.

항목금액비중
식비 (아침·점심·저녁·커피·장보기)약 932유로60%
숙박 (알베르게·호스텔·휴식일 숙소)약 472유로30%
기타 (세탁·기념품·크레덴셜·동키 등)약 149유로10%
합계약 1,553유로하루 약 48.5유로

순례길에서는 숙박이 아니라 식비가 문제다

순례길 예산을 짤 때 대부분 알베르게 값부터 계산한다. 그런데 내 가계부에서 숙박은 전체의 30%밖에 안 됐다. 식비가 60%다. 두 배다.

이유는 단순하다. 알베르게는 하루 8~20유로에서 끝나는데, 밥은 세 끼를 먹는다. 아침에 커피와 빵을 사고, 마을에 도착해 메뉴 델 디아를 먹고, 저녁에 또 먹는다. 하루 30킬로를 걷고 나면 배가 정말 고프다. "오늘은 아껴야지" 하다가도 도착해서 앉으면 그냥 시켜 버리게 된다.

메뉴 델 디아 접시 — 통생선 구이와 감자튀김

메뉴 델 디아는 보통 10~15유로였다. 전채·메인·후식에 와인이나 맥주 한 잔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서, 유럽 물가를 생각하면 아주 합리적이다. 문제는 그게 점심 한 끼라는 것이다.

알베르게 숙박비는 체감상 5~20유로 사이였다. 도네이션 방식인 곳은 숙박만 하면 10~12유로, 저녁까지 포함하면 15~20유로 정도를 냈다. 저녁이 포함된 알베르게에 묵으면 오히려 총액이 싸지는 날도 있었다.

알베르게 저녁 식탁 — 고기 요리, 올리브, 와인 잔

가장 싼 날과 가장 비싼 날

일별로 보면 편차가 꽤 크다.

  • 가장 적게 쓴 날 — 2월 8일, 22유로. 알베르게 12유로에 저녁 10유로가 전부다. 점심을 따로 사 먹지 않은 날이었다.
  • 가장 많이 쓴 날(완주일 제외) — 2월 24일, 약 80유로. 휴식일이었다. 세탁 6유로, 장보기 두 번, 점심, 저녁, 커피가 한꺼번에 붙었다.

패턴이 보인다. 걷는 날은 싸고 쉬는 날은 비싸다. 걷는 날은 걷느라 돈 쓸 일이 없는데, 쉬는 날은 도시에 있고 시간이 남으니 계속 쓰게 된다. 순례길 예산을 짤 때 휴식일을 며칠 넣을지가 총액을 꽤 좌우한다.

참고로 나는 대도시에서 쉴 때 ATM에서 200~300유로씩 현금을 뽑아 다녔다. 5일에 하루 꼴로 현금만 받는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카드와 현금을 어떻게 나눠 썼는지는 순례길 현금·카드 사용법에 정리해 두었다.

도시 하루 24만 원, 순례길 하루 8만 원

이 글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거다.

유럽 도시순례길
하루 평균약 24만 원약 8만 4천 원
하루 숙박비약 5만 8천 원약 2만 5천 원
30일 환산약 720만 원약 251만 원

같은 유럽인데 하루 지출이 거의 3배 차이가 난다. 순례길은 "고생하는 여행"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돈만 놓고 보면 유럽에서 가장 오래 머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하루 8만 원대면 한 달을 걸어도 250만 원대다.

물론 도시 구간에는 스키와 미술관이 들어 있으니 공평한 비교는 아니다. 하지만 그게 핵심이기도 하다 — 도시에서는 "무언가를 하려면" 돈이 든다. 순례길에서는 하는 일이 걷는 것이라, 돈이 들 일 자체가 적다.

솔직하게 —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

이 블로그에는 순례길 32일 비용을 정리한 글이 이미 있다. 완주하고 돌아온 직후에 기억으로 어림잡아 쓴 글이었다.

이번에 가계부를 한 줄씩 다시 더해 보니 순례길 구간이 그때 적었던 것보다 20만 원 남짓 높게 나왔다. 차이는 거의 다 식비에서 나왔다. 기억으로는 "하루 20~25유로쯤 썼지" 싶었는데, 실제로 적힌 걸 더하면 식비만 하루 평균 29유로였다. 커피 한 잔, 맥주 한 잔, 간식 하나가 기억에서는 사라지는데 가계부에는 남아 있었다.

순례길 예산을 짜시는 분이라면 이 부분을 참고하시면 좋겠다. 계산기로 두드린 값보다 실제 지출이 조금 더 나온다. 예비비를 10~15% 정도 얹어 두시길 권한다.

다시 간다면 어디를 줄일까

가계부를 보면서 든 생각을 정리하면 이렇다.

  • 스위스 구간이 전체 예산의 축이었다. 숙소 30만 원, 이동 25만 원, 스키 31만 원. 체르마트 이틀에만 90만 원 가까이 들었다. 예산이 빠듯하다면 여기를 조정하는 게 가장 효과가 크다.
  • 동유럽에서 시작한 건 잘한 선택이었다. 부다페스트·프라하는 숙소도 밥값도 서유럽의 절반 수준이었다. 여행 초반에 물가가 싼 곳을 두면 심리적으로도 편하다.
  • 순례길에서 줄일 수 있는 건 식비뿐이다. 알베르게는 이미 쌀 만큼 싸다. 저녁 제공 알베르게를 고르거나 장을 봐서 해 먹는 날을 늘리면 하루 10유로는 줄어든다. 구체적인 방법은 순례길 비용 줄이는 방법 10가지에 따로 적어 두었다.
  • 휴식일을 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에 두면 싸진다. 앞에서 본 대로 쉬는 날이 제일 비쌌다.

32일을 어떤 속도로 걸었고 어디서 쉬었는지는 프랑스길 32일 실제 일정에 구간별로 정리해 두었다. 일정과 이 글의 지출을 나란히 놓고 보시면 본인 예산을 잡기 수월할 것이다.

정리

2026년 1월 21일부터 3월 8일까지, 47일간의 유럽여행 경비는 약 653만 원이었다. 유럽 도시 15일에 385만 원, 순례길 32일에 268만 원. 하루 평균으로 나누면 약 13만 9천 원이다.

숫자를 다 적어 놓고 보니 결국 이런 이야기다. 유럽에서 오래 머무는 방법은 좋은 항공권을 찾는 것보다 하루 지출이 낮은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에 가깝다. 나는 우연히 그 두 가지를 한 여행에 섞었고, 그 대비가 가계부에 그대로 남았다.

완주 이후의 8박 9일 — 포르투와 바르셀로나에서 쓴 돈과 라이언에어에서 60유로를 날린 이야기는 완주 후 여행 8박 9일 기록에 이어서 적어 두었다.

※ 이 글의 모든 금액은 2026년 1~3월에 제가 실제로 쓰고 그때 적어 둔 기록입니다. 환율·항공권·숙박 요금·입장료는 계속 바뀌니, 예산을 짜실 때는 반드시 지금 시점의 환율과 각 업체·기관의 공식 페이지에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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