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완주 후 여행 8박 9일 | 포르투·바르셀로나 실제 동선과 숙소비

산티아고 완주 후 여행 8박 9일 | 포르투·바르셀로나 실제 동선과 숙소비

산티아고 완주 후 여행을 어떻게 짤지는, 걷는 동안에는 거의 생각하지 않게 된다. 매일 다음 마을만 보고 걷다 보면 그렇다. 그런데 대성당 앞에 도착하는 순간 갑자기 현실적인 질문이 밀려온다. 이제 어디로 가지? 며칠 남았지? 돈은 얼마나 남았지?

나는 2026년 2월 5일 생장피드포르를 출발해 3월 8일 산티아고에 도착했고, 그 뒤로 8박 9일을 더 유럽에 머물다가 3월 16일 바르셀로나에서 출국해 3월 17일 인천에 도착했다. 산티아고에서 이틀, 포르투에서 하루, 바르셀로나에서 닷새. 이 글은 그 8박 9일의 실제 기록이다 — 어떤 순서로 움직였고, 숙소비가 정확히 얼마 나왔고, 어디서 돈을 날렸는지까지.

오후 3시 산티아고 대성당 정면 — 오브라도이로 광장 도착

8박 9일 전체 동선 한눈에

먼저 뼈대부터. 완주 후 일정은 이렇게 흘러갔다.

날짜도시이동
3/8~3/10산티아고 2박 3일도보 완주로 도착
3/9피스테라·묵시아 당일치기렌터카 (1인 15유로)
3/10~3/11포르투 1박 2일ALSA 버스 17유로
3/11~3/16바르셀로나 5박 6일라이언에어
3/16~3/17귀국바르셀로나 → 인천

보면 알겠지만 산티아고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참가하기로 한 홀덤 대회 일정이 잡혀 있었고, 그 날짜를 맞추려고 순례 마지막 날도 아르수아에서 산티아고까지 40km를 하루에 몰아 걸었다. 완주 후 일정이 순례 마지막 구간까지 거꾸로 영향을 준 셈이다.

산티아고 2박 3일 — 숙소비 40유로

산티아고에서는 3월 8일부터 10일까지 2박을 했고, 숙소비는 40유로가 들었다. 알베르게가 아니라 호텔이었다. 같이 완주한 몬티가 도착하자마자 온라인으로 잡아 줬고, 대성당에서 걸어서 10분쯤 걸리는 위치였다.

32일을 6~20유로짜리 알베르게에서 자다가 호텔에 들어가니 그건 그것대로 이상했다. 그래도 완주 직후만큼은 도미토리 2층 침대가 아닌 곳에서 자고 싶었다.

순례자 스티커로 뒤덮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조형 표지

도착 첫날 실제로 한 건 별게 없었다. 숙소에 짐을 두고, 샤워를 하고, 누워서 다음 일정을 잡았다. 그 자리에서 포르투 다음에 탈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와 바르셀로나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귀국편을 함께 예매했다. 딱히 뭘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안전하게 완주한 것, 그 기쁨을 나눈 것, 그게 전부였다.

대신 하나 놓친 게 있다. 대성당 안에는 끝내 들어가 보지 못했다. 원래 3월 9일에 가려고 했는데 그날 피스테라를 다녀왔고, 10일은 아침 버스를 타야 해서 시간이 없었다. 완주 후 일정을 짤 때 이건 미리 계산에 넣는 게 좋다.

3월 9일 — 하루를 통째로 피스테라·묵시아에 썼다

둘째 날은 순례길에서 만난 친구들 다섯 명이 차를 빌려 피스테라와 묵시아를 다녀왔다. 아침 10시쯤 산티아고를 출발해 피스테라까지 차로 한 시간 반, 그다음 묵시아를 들렀다가 산티아고로 돌아오는 동선이었다.

피스테라 0km 표지석 — Km 0,000 갈리시아, 뒤로 피스테라 등대

비용은 렌트비 60유로 정도를 다섯 명이 기름값까지 포함해 1인당 15유로씩 나눠 냈다. 점심은 피스테라 항구 쪽에서 찐새우와 파스타, 크로켓을 먹었다. 0km 표지석 앞에서 지평선을 보며 '아, 여기가 세상의 끝이라 불리는 곳이구나' 했던 게 그날의 전부이자 전부였다.

완주 후 하루가 남는다면 나는 이 코스를 추천한다. 자세한 렌터카 예약 방법과 동선은 산티아고에서 피스테라 당일치기 글에 따로 정리해 뒀다.

3월 10일 — 산티아고에서 포르투로, 버스 17유로

포르투행 버스표는 산티아고 숙소에서 쉬는 동안 omio 앱으로 예약했다. 티켓 발행일이 3월 9일이었으니 출발 전날에 끊은 셈이다. 운행사는 ALSA, 요금은 1인 편도 17유로(FLEX 프로모션)였다.

산티아고 버스터미널 출발 전광판 — 09:30 포르투행 ALSA

아침 9시 반 산티아고 버스정류장(Estación de Autobuses)에서 출발해, 포르투에는 현지 시각 12시에 도착했다. 시계로는 두 시간 반이지만 포르투갈이 스페인보다 한 시간 느려서 실제 이동 시간은 세 시간 반 정도였다. 완주 후 일정을 분 단위로 짜는 분들이 자주 헷갈리는 지점이다.

참고: 버스 요금·운행 시각·출도착 터미널은 시즌마다 바뀐다. 내가 낸 17유로는 2026년 3월 FLEX 프로모션 기준이니, 예약 전에 omio나 ALSA 공식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란다.

포르투 1박 2일 — 호스텔 11유로에 도미토리를 둘이 썼다

포르투에서는 3월 10일부터 11일까지 1박 2일만 머물렀다. 바르셀로나 일정 때문에 빠듯했다. 숙소는 O2 호스텔(Rua Ferreira Cardoso 66, Bonfim, 4300-096 Porto), 1박 11유로였다.

여기서 작은 소동이 하나 있었다. 체크인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문 여는 방식을 몰라서 앞에서 30분을 서성였다. 부킹닷컴을 통해 연락을 시도한 끝에 겨우 문이 열렸다. 결과적으로는 운이 좋았다. 10인실 도미토리인데 나와 방글라데시 친구 단 둘이 썼다.

포르투 명물 프란세지냐 — 감자튀김과 달걀

하루는 이렇게 썼다. 도착하자마자 한식당에서 장칼국수에 밥까지 말아먹었고(32일 만의 한식이었다), 체크인 전까지 구시가를 산책하다 점심으로 포르투 명물 프란세지냐를 먹었다. 체크인 후 잠깐 쉬고, 저녁에는 성당과 기차역, 유명 관광지를 꽤 돌아다녔다. 9시쯤 들어와 방글라데시 친구와 호스텔에서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오래 했다.

해 질 녘 도루강과 포르투 야경

1박 2일은 솔직히 짧았다. 다만 '완주 후 하루가 뜬다면 포르투를 끼워 넣을 만한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하겠다. 버스 세 시간 반이면 닿고, 숙소가 11유로다.

🛏 포르투·바르셀로나 숙소 찾기
완주 후 구간은 알베르게가 없어서 호스텔·호텔을 직접 잡아야 한다. 도시별 요금대를 한국어로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를 참고용으로 걸어 둔다.
▶ 트립닷컴 숙소 검색

포르투 → 바르셀로나 — 라이언에어에서 60유로를 더 냈다

이 글에서 딱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 대목이었으면 좋겠다. 포르투에서 바르셀로나까지는 라이언에어11만 원에 예매했다. 저가항공치고 나쁘지 않은 값이었다.

그런데 온라인 체크인을 미리 하지 않았다. 공항에서 오프라인 체크인을 하면서 60유로를 추가로 냈다. 항공권 값의 절반이 넘는 돈이 체크인 한 번 안 했다고 날아간 것이다.

유럽 저가항공은 수하물과 오프라인 체크인에 별도 요금이 붙는 경우가 많다. 요금 규정은 항공사·시기마다 달라지니, 예매 직후 해당 항공사 공식 페이지에서 온라인 체크인 가능 시점을 확인하고 알람을 걸어 두시기 바란다. 순례길에서 며칠 아낀 돈이 이 한 번에 사라진다.

귀국편에 대해서도 하나 덧붙이면, 나는 출발 전에 귀국 항공권을 미리 예매하지 않았다. 순례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였다. 다만 항공사와 입국 국가에 따라 왕복 티켓이나 출국 증빙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걱정된다면 24시간 내 무료 취소가 가능한 항공권을 예매했다가 취소하는 방법, 또는 그걸 대행해 주는 사이트를 쓰는 방법이 있다.

✈️ 유럽 내 항공권·귀국편 비교
완주 후 도시 이동과 귀국편은 노선·시기에 따라 값 차이가 크다. 한국어로 다구간까지 비교할 수 있는 사이트를 참고용으로 걸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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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5박 6일 — 숙소 세 곳, 합계 147.49유로

마지막 도시는 바르셀로나였다. 3월 11일부터 16일까지 5박 6일,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길게 머문 도시다. 숙소는 한 곳에 몰아서 잡지 않고 세 곳으로 나눴다.

숙소결제액
Latupe Poblenou Beach48.26유로
Unite Hostel32.50유로
Sea Hostel66.73유로
합계 (5박)147.49유로

5박에 147.49유로면 1박 평균 30유로 남짓이다. 순례길 알베르게(6~20유로)보다는 확실히 비싸지만, 서유럽 대도시 기준으로는 무난한 편이었다.

밤에 조명을 받은 바르셀로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바르셀로나에 온 진짜 이유는 홀덤 대회였지만, 남는 시간에는 가우디 건축물을 보러 다녔다. 32일 내내 흙길과 마을 성당만 보다가 곡선으로 휘어진 창틀과 스테인드글라스를 마주하니 같은 나라가 맞나 싶었다.

바르셀로나 가우디 건축물 내부 — 곡선 창틀과 스테인드글라스 너머 거리

음식도 갈리시아와는 완전히 달랐다. 순례길에서는 뽈뽀와 메뉴 델 디아였다면, 바르셀로나에서는 해산물 파에야에 상그리아였다.

바르셀로나에서 먹은 해산물 파에야와 상그리아, 크로케타

3월 16일 바르셀로나에서 출국해 3월 17일 인천에 도착했다. 1월 21일 인천을 떠난 지 두 달 가까이 지난 뒤였다.

8박 숙소비 총정리

구간숙소비
산티아고 (호텔)2박40.00유로
포르투 (O2 호스텔)1박11.09유로
바르셀로나 (호스텔 3곳)5박147.49유로
합계8박198.58유로

8박에 198.58유로, 1박 평균 약 24.8유로다. 여기에 이동비로 피스테라 렌터카 분담금 15유로, 산티아고→포르투 버스 17유로가 들었고, 포르투→바르셀로나 항공권은 11만 원에 오프라인 체크인 추가 요금 60유로가 붙었다.

순례길 32일간의 전체 경비는 산티아고 순례길 실제 비용 공개 글에 따로 정리해 뒀다. 완주 후 구간은 그 계산의 바깥이라, 예산을 짤 때는 별도로 잡아 두는 게 안전하다.

완주 후 일정을 짜며 배운 것 세 가지

1. 완주 후 일정이 순례 마지막 구간을 결정한다. 나는 바르셀로나 일정 때문에 마지막 날 40km를 몰아 걸었다. 뒤 일정을 먼저 정해 두면 순례 자체의 페이스가 흔들린다. 반대로 뒤가 비어 있으면 마지막 며칠을 여유 있게 쓸 수 있다.

2. 산티아고에 최소 이틀은 남겨 두자. 나는 2박을 했는데도 대성당 안에 못 들어갔다. 하루는 피스테라, 하루는 이동이었기 때문이다. 대성당까지 제대로 보려면 하루가 더 필요하다.

3. 아낀 돈은 저가항공에서 한 번에 나간다. 알베르게에서 하루 6유로를 아끼며 32일을 걸었는데, 온라인 체크인 한 번 놓쳐서 60유로를 냈다. 완주 후 구간은 '순례 모드'가 풀리는 시기라 이런 실수가 나오기 쉽다.

걷는 동안의 나와 다 걷고 난 뒤의 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산티아고를 걷기 전의 나와 완주 후의 나에 적어 뒀고, 32일 전체 일정은 산티아고 프랑스길 32일 실제 일정 공개에서 볼 수 있다. 산티아고에서 포르투로 넘어가는 구체적인 방법은 산티아고에서 포르투 가는 법에 정리해 뒀다.

순례가 끝나도 여행은 며칠 더 남는다. 그 며칠을 미리 정해 두느냐 아니냐가, 780km를 걷는 마지막 일주일의 마음가짐까지 바꿔 놓는다는 걸 나는 다 걷고 나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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