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없이 산티아고 780km | 아키클래식 범퍼 트레이너 실제 후기

등산화 없이 산티아고 780km | 아키클래식 범퍼 트레이너 실제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 신발을 고를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 등산화냐 트레킹화냐일 것이다. 나도 출발 전에 여러 신발을 두고 고민했지만, 결국 등산화가 아닌 아키클래식 범퍼 트레이너를 신고 겨울 프랑스길 약 780km를 완주했다.

나는 2026년 2월 5일부터 3월 8일까지 32일 동안 생장피드포르에서 산티아고 대성당까지 프랑스길을 걸었다. 이 글에서는 그 여정 내내 신었던 아키클래식 범퍼 트레이너를 실제로 신어본 소감으로 정리했다.

출발일 아침, 생장피드포르 자갈길과 순례길 초입 풍경

등산화 대신 트레이너를 선택한 이유

아키클래식 범퍼 트레이너는 사실 SNS 광고로 우연히 보게 된 신발이었다. 쿠션감과 착용감이 좋아 보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등산화 대신 이 트레이너로 780km를 걸어보기로 했다. 사이즈는 평소 신는 사이즈와 똑같이 255로 구매했다.

물집 없이 걸을 수 있었던 신발

산티아고 순례길 물집과 부상 이야기에서도 다뤘듯 발 트러블은 완주 여부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인데, 이 신발을 신은 780km 동안은 신발 때문에 생긴 물집이 없었다. 사람마다 발 모양과 노면 조건이 다르니 모두에게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 발에는 잘 맞았던 신발이다.

방수·방한은 약점, 대신 통풍은 좋다

아키클래식 범퍼 트레이너는 고어텍스 소재가 아니다 보니 방수·방한에는 많이 취약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물이 다 들어와서 신발 안이 축축해지는 걸 그대로 느껴야 했다. 대신 그만큼 통풍은 좋아서, 맑은 날에는 발이 답답하지 않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물 총정리 2편에서도 다룬 것처럼, 겨울 프랑스길 초반 피레네 구간처럼 비나 눈이 잦은 날씨를 걷는다면 이 방수 약점은 미리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완주 후 신발 상태와 재구매 의향

32일을 매일 오래 신고 걸은 것 치고 밑창 마모는 심하지 않았다. 다만 발뒤꿈치 부분이 헤졌는데, 매일 오래 신어서 생긴 자연스러운 마모로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신발이었다. 실제로 같은 신발을 신고 일본 순례길도 다녀왔고, 앞으로도 또 신을 수 있을 것 같다.

등산화 없이도 780km를 완주할 수 있다는 걸 직접 경험했지만, 방수·방한이 약하다는 단점은 분명히 있는 신발이다. 산티아고 준비물 체크리스트도 함께 참고하면 신발 외 다른 장비를 고를 때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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